英연구진 "도시대기오염 막는데 때론 나무보다 생울타리가 낫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높은 빌딩들이 많은 도시의 거리에선 차량이 뿜어내는 대기오염원을 흡수하는 데 키가 큰 나무보다 때론 키 작은 생울타리가 낫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써리대학교 프라샨트 쿠마르 교수와 유럽연합(EU) 및 미국 연구자들은 '저널 대기환경'에 게재된 공동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고 영국 B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높은 나무들은 보다 탁 트인 공간에서 대기오염원을 빨아들이는 데 좋다면서 하지만 생울타리는 차량 배기가스가 나오는 높이에서 오염원들을 흡수할 수 있어 사람들이 오염원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보도에 여유가 있다면 보도와 차도 사이에 낮은 생울타리를 심을 것을 권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원을 줄이는 최적의 식물과 최적의 생울타리 높이를 연구하면서 이 논문을 내놨다.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고 연구진이 키가 큰 나무의 오염원 제거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들은 공기를 맑게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도시에 더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구진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생울타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동안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나무들이 특정한 여건에서만 사람 키 높이의 공간에 있는 오염원을 흡수할 수 있는 도시의 '협곡'(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거리)에서 생울타리의 역할이 무시돼왔다고 했다.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어떤 곳에 어떤 식물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법칙이 없고 주변 환경에 달렸다는 것이다.
쿠마르 교수는 BBC에 "생울타리의 가장 좋은 점은 차량 배기관 높이에 있다는 점"이라며 "공기 흐름 속도를 낮추고 잎들이 오염원을 붙잡는 장벽 역할을 하는 생울타리는 사람들을 더 보호해준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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