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코스피 최고치 경신, 펀더멘털 강화 계기 되기를
(서울=연합뉴스) 코스피가 4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21.57포인트(0.97%) 오른 2241.24로 마감했다. 종전 기록은 2011년 5월 2일 세워진 2,228.96이었다.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깨면서 주식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외국인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할인) 요인으로 지목돼온 북핵 리스크, 저배당 성향,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도 상당 부분 해소돼 조만간 2,3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미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전으로 '주식의 시대가 열렸다'는 낙관적 전망까지 제기된다.
이번 코스피 최고치 경신은 외국인 매수세,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글로벌 경기 호전 등이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외국인 순매수는 개장 4분 만에 600억 원을 돌파했고, 장 마감 시점에는 3천643억 원까지 올라갔다. 이런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1.38%), SK하이닉스(0.90%), 현대차(0.66%) 등 시가총액 3대 대형주가 일제히 오르면서 상승장을 이끌었다. 그런가 하면 SK하이닉스가 '트리플 크라운'(매출·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1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다 글로벌 경제 호조도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은 '기업가치의 함수'로 통한다. 기업 실적이 좋고,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도 많으니 코스피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스피가 5월 또는 6월에 2,300선을 넘어서, 내년까지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2,300선 도달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져 2분기에 2,300선까지 갈 수 있고 추가 상승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새로운 주식 시대'가 열렸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특히 반도체, 유화, 철강 등 소재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기업들은 필요한 자본을 증시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근 4분의 1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8거래일' 연속 오르며 227만6천 원에 마감됐다. 활황 증시인데도 '개미'로 불리는 일반투자자들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달 개미들이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 전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시 활성화가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활성화 등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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