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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진보니 차마 말이 안 나와" 석탄일에도 슬픈 목포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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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진보니 차마 말이 안 나와" 석탄일에도 슬픈 목포신항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연휴라고 가족끼리 나들이 가는데 같은 대한민국이지만 여긴 딴 세상인 거잖아요. 빨리 세월호 가족들도 같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야죠."




징검다리 연휴이자 석가탄신일인 3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는 온종일 추모객의 발길이 잇따랐다.

추모객들은 부두 철조망에 노란 리본을 조심스레 매달며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광주에서 온 권기자(64·여)씨는 "웃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니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다"며 "사고 초기 팽목항을 찾았을 때나 3년이 지난 지금이나 가족들의 고통이 덜어지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날 안산에 사는 아들 부부와 손주들과 함께 목포신항을 찾았다.

그는 "아들 내외가 단원고 주변에 살아 더 남 일 같지 않았다. 세월호 가족들에게 모진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럼 안 된다. 가족 시신도 못 찾은 그 마음이 오죽하겠는가"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학생 권유진(19·여)양은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또래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갔다가, 그 큰 배에서 그 오랜 시간 구조되지 못했다는 데 대해 나와 반 친구들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권양은 "더 큰 충격은 국가가 국민을 구하고 찾아주는 과정에서 원칙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라며 "'중요한 건 돈이 아니고 사람이다', '자국민 보호는 국가의 의무'라는 교과서 속 배움과 현실이 같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사진과 철조망 너머 세월호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한탄과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린아이들 특유의 큰 웃음소리와 뜀박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노란 리본만이 온종일 바람에 펄럭이며 시민들과 세월호 가족들의 소망을 말없이 전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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