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1번' 임찬규, 이제는 어엿한 선발투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임찬규(25)는 LG 트윈스의 '5선발 후보'로 2017시즌을 시작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우규민이 달았던 '등번호 1번'을 물려받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출발은 다소 김이 빠졌다.
지난 5일 시즌 첫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비로소 선발 등판했으나, 3⅓이닝 3피안타 3볼넷 3사구 3실점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조기 강판당했고 패전했다.
이후 두 차례 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15일 kt wiz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2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임찬규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야 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임찬규는 주변 상황이나 운에 기댈 것도 없이 최고의 피칭으로 스스로 승리를 만들었다.
그는 7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에 철벽을 쳤다.
1회초 나주환에게 중전 안타, 3회초 박승욱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을 뿐, 4회초부터 7회초까지 매 이닝 삼자범퇴 행진을 벌이며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8회초 투구 수 101개가 되면서 박정권에게 첫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LG 팬들은 다 함께 임찬규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아직 경기가 끝나기 전이었지만 LG 팬들은 임찬규의 흠 잡을 데 없는 투구 자체에 크게 기뻐했다.
임찬규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0월 2일 잠실 삼성전(8이닝 2실점) 이후 무려 1천668일 만이다.
그만큼 임찬규의 호투는 반가웠다.
최고 시속 145㎞에 이른 직구는 52개 던졌고, SK 타자들을 현혹한 커브(15개), 슬라이더(11개), 체인지업(23개) 등 변화구를 골고루 던졌다.
양상문 LG 감독은 "찬규가 오늘은 본인이 가진 모든 구종을 잘 선택해서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며 포수 정상호와의 호흡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임찬규는 "볼넷을 하나만 허용했고 매 이닝 선두타자를 잘 막은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며 "7이닝을 넘겨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첫 선발경기에서는 사4구를 많이 내주고 불안한 모습 보여드렸는데 앞으로 계산이 서는 투수, 긴 이닝을 안정감 있게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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