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측정 결과 배출기준보다 낮아…서구 "행정처분 못 해"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최근 인천 서구 일대에서 난 '가스 냄새'의 원인으로 지목된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악취가 법적 배출기준은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구가 17일 SK인천석유화학(이하 SK인천화학) 공장 내 악취방지시설 배출구를 시간대별로 2차례 측정한 결과 악취가 복합악취배출기준 300배에 미치지 않는 100배와 120배로 나왔다.
SK인천화학 공장 부지 경계선에서 시간대별로 3차례 악취를 측정한 결과는 각각 3배, 3배, 5배로 나왔다. 부지 경계선의 복합악취배출기준은 10배다.
이 공장은 인천시의 '악취 중점관리사업장'으로 지정돼 기존 500배보다 훨씬 강화된 300배의 복합악취배출기준을 적용받는다.
중점관리사업장은 매년 악취저감계획을 내야 하며 만약 악취배출기준인 300배를 넘으면 시설을 개선하라는 행정 명령 처분을 받는다.
SK인천화학 공장은 2015년 4월 서구청 점검에서도 악취가 배출기준을 훌쩍 넘은 1천 배로 측정돼 시설 개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서구 관계자는 "사고 당일 유수 분리시설에서 냄새가 난 만큼 악취방지시설 배출구에서 측정한 악취 농도는 주민 체감보다 낮게 나타났을 것"이라면서도 "현행법상 배출기준을 넘지 않아 SK 공장에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악취가 오래 날 경우 원인을 찾기가 쉽지만, 평소에는 냄새가 잠깐 났다가도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어렵다"며 "악취 배출 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오전 3시∼17일 오전 1시 인천시 서구 SK인천화학 공장 일대 석남동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 70여 건이 접수됐다.
서구는 SK인천화학 공장 내 유수 분리시설에서 악취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시료를 채취했다.
이 유수 분리시설은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상부가 덮여 있지만 지난해 9월 낙뢰가 떨어져 이 덮개가 깨진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은 상부 덮개의 보완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SK인천화학 공장 관계자는 "악취가 발생한 유수 분리시설 덮개의 틈새를 모두 막았다"며 "혹시 이전과 비슷한 낙뢰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어 주의 깊게 덮개 보완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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