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게임용 PC처럼 '게임폰' 나올까?
레볼루션·갤S8 이례적 최적화 협업…게임 고급화가 원동력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PC 시장에 구세주는 게임이다. PC에 대한 수요가 바닥을 쳐도 RPG(롤플레잉게임)이나 FPS(총격게임) 팬들은 게임에 최적화한 '게이밍 PC'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PC의 후계자인 스마트폰도 시장이 성숙하면서 점차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특정 단말기를 살 이유에 '게임이 잘된다'가 포함되는 것이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삼성전자[005930]의 주력 단말기 '갤럭시 S8'에 자사의 간판 모바일 RPG '리니지 2:레볼루션'을 연계하는 기술 협력에 착수했다.
S8의 넓은 화면에 레볼루션을 최적화해 최고의 그래픽 품질을 구현하고 S8을 사는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증정키로 했다.
작년 3월 넥슨이 RPG '히트'와 삼성의 갤럭시 S7을 연계한 캠페인을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특정 게임과 스마트폰을 묶는 공동 마케팅은 국내에서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도 게임과의 시너지(동반성장)를 꾀할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소박한 캐주얼 게임으로 출발했던 모바일 게임은 애초 모든 단말기에서 돌아가는 범용성이 기본 덕목이었다. 특정 기기를 골라 최적의 플레이를 약속하는 마케팅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일부 모바일 게임이 PC·게임기 급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픽·사운드가 고급스러워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CPU(중앙처리장치)가 빠르고 화면이 큰 단말기에서 더 부드럽고 화려한 플레이를 구현할 여지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의 열기가 한국보다 더 뜨거운 중국에서는 이미 특정 게임을 위한 스마트폰이 나왔다.
올해 2월 중국 화웨이는 주력 스마트폰 아너 V9을 현지 유명 RPG '음양사'(陰陽師)를 위한 전용 단말기로 내놨다.
V9으로 음양사를 플레이하면 음향 효과가 더 좋아지고 그래픽 움직임이 더 매끄러워지는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게임 전용폰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많다. 모바일 게임이 아직 한창 성장하는 한국에서 적극적인 하드웨어 차별화는 사용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아직 모든 스마트폰에서 무난하게 작동하는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말기·게임 연계 마케팅은 당분간은 일부 사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게임을 하기 좋은 스마트폰의 보편적 요건으로 흔히 거론되는 것은 고급 디스플레이·넉넉한 램(RAM) 및 배터리 용량·최신 그래픽 표준 지원·매끄러운 터치 반응 등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이 올 2월 발표한 '최고의 게임폰' 집계를 보면 전반적으로 가장 평가가 좋았던 단말기는 삼성의 갤럭시 S7이었다.
배터리 수명 면에서는 모토로라의 '모토 Z 플레이', 터치 반응 면에서는 HTC의 'HTC 10'이 각각 최상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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