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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 3년째 순직심사조차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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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 3년째 순직심사조차 못받아

故 김초원 교사父 "죽어서도 차별받는 딸 명예회복 바랄 뿐"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학생들 지키려다 죽은 우리 딸, 기간제라는 이유로 죽어서도 차별받는 게 너무 원통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 2명이 3년이 다 되도록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단원고 희생 정규교사 7명은 모두 순직 인정을 받은 데 이어 얼마 전 법원이 단원고 희생 정규교사 4명에 대해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판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는 공무원연금법상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기간제 교사는 순직심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족들은 3년째 자녀의 명예회복을 위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단원고 고(故) 김초원(사고 당시 26세)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59)씨는 26일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지난 3년간 우리 딸 명예회복을 위해 안해본 것이 없다"고 했다.

"오체투지(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 행진도 하고 국회의원, 국무총리, 만나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그의 목소리는 3년여 전과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김씨는 "울부짖고, 소리치고 하다 보니 성대가 망가졌다. 목 안에서 피도 나오더니, 결국 얼마 전 인공 성대를 삽입하는 수술을 했다"고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가 목에 피가 나도록 외쳐온 것은 오로지 하나.

기간제 교사였던 딸의 명예로운 죽음을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배에 타고 있던 교원은 고(故) 강민규(당시 52세) 전 교감을 비롯해 모두 12명(미수습 2명)이었다.

이 가운데 정규교사였던 7명의 희생교사는 모두 순직인정을 받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책임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 전 교감과 김초원, 이지혜(당시 31세) 교사 등 3명은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다.







정규교사 7명 중 4명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학생들의 구조활동에 매진함으로써 생명과 신체에 고도의 위험을 수반하는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해 군인이나 경찰·소방공무원에 준하는 예우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순직군경 지위를 인정받기도 했다.

인사혁신처 순직심사위원회는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업무 중 숨진 공무원에 대해 고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정황을 검토한 뒤 공무상 사망 또는 고도의 위험직무 순직으로 구분한다.

강 전 교감은 순직심사위원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유로 순직이 아닌 '공무상 사망' 처리가 됐는데, 김 교사 등 2명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의사자 지정심의도 3년 가까이 보건복지부에 계류 중이다.

이에 김씨 등 2명의 기간제 교사 유족들은 작년 6월 서울행정법원에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유족보상금 청구서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딸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투쟁에 나섰다.

김씨는 "바라는 것은 하나다. 순직인정증서, 그거 딱 한 장이면 죽어서 딸을 만나 할 말이 있을 것 같다"며 "돈,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라 초원이의 조카들이, 가족들이, 사람들이 우리 딸의 명예로운 죽음을 기억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는 4만 명이 넘는 기간제교사가 있다. 이들은 임용고시에 통과하지 못했을 뿐 정규교사와 똑같은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기간제교사들이 우리 딸처럼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young8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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