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화폐로 전환해 사용하는 도시 만들기 연구 '탄력'
울산과기원, 미래부 지원받아 올해 안에 생활형 실험실 구축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대변을 팔아 가상 화폐로 전환해 사용하는 '똥본위화폐'를 도시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올해 안에 똥본위화폐 적용을 위한 '생활형 실험실(Living Lab)'을 캠퍼스 안에 설치한다고 9일 밝혔다.
연구실은 화장실이 설치된 주거 공간(약 16㎡) 3실과 인분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장비를 갖춘 바이오센터, 바이오 에너지 식당 등으로 구성된다.
연구자는 이 공간에서 인분이 난방, 온수, 식당 조리기구의 연료로 활용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연구한다.
화장실 변기에는 소변의 산도(pH), 당과 단백질 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해 건강상태도 체크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생활형 실험실은 일반인들도 체험할 수 있다.
이 연구를 이끄는 조재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이 실험실을 확장해 바이오에너지 식당, 인분 에너지 마을버스, 인분 퇴비를 활용한 도시농업 등 똥본위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 공동체를 건설할 계획이다"며 "똥, 에너지, 삶이 순환하는 환경경제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향후 5년간 연구비 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UNIST는 앞서 지난해 5월 교내에 소규모 똥본위화폐 실험실인 '사월당(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을 열고 지난해 말까지 운영해 2천900여명이 방문했다.
당시 이 실험실 내 설치된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면 양변기 아래 설치된 건조기, 분쇄기를 통해 대변을 가루로 만들고, 이를 미생물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난방 또는 식당 조리기구의 연료로 활용 가능한 메탄가스로 변환시키도록 했다.
또 화장실 사용자에게는 '꿀'이라는 사이버 화폐 지급해 실제, 교내에서 커피 등을 사서 마실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하루에 배설하는 인분의 가치는 500원 정도로 환산되며,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똥본위화폐를 사용하면 약 9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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