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로 때려"…옥천여중 정구부 코치 수사 의뢰
학교폭력대책자치委, 피해자 진술 등 확보해 아동보호기관 신고
코치 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확보, 금품수수 조사도 급물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여자중학교 정구부 코치의 상습적인 폭행 의혹과 관련, 교육 당국이 "야구방망이로 맞았다"는 학부모 증언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당국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아동보호기관을 통해 경찰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신문고 접수 민원을 토대로 조사에 나선 옥천교육지원청은 3일 선수와 학부모로부터 A코치의 상습적인 폭행 관련 진술을 일정부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술 중에는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맞거나 배를 걷어차였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심지어 엎드린 채 야구방망이로 폭행당했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학교는 지난달 28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위(Wee)센터'와 연계해 피해 학생 전원을 심리치료 받게 했다.
또 이런 내용을 충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해 경찰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옥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복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폭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며 "중대 사안으로 판단돼 경찰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A코치 부인이 학부모한테서 정기적으로 돈을 거둬 남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매달 회비 명목으로 10만원씩을 갹출했고, 이 중 일부를 간식비나 격려금 명목으로 A코치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A코치 부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일부 학부모한테서 A코치 부인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도 제출받은 상태다.
그러나 A코치 부부는 돈을 갹출하거나 전달받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의혹에 대해서도 A코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소년체전 때 훈육 차원에서 정구라켓으로 손바닥을 몇 차례 때린 적은 있지만, 상습적으로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옥천교육지원청은 금품 관련 부분을 추가로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충북도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A코치는 이 지역 초등·중학교에서 7년째 정구부를 지도하고 있다. 그의 딸도 자신이 지도하는 정구부 선수다.
그는 최근 자신이 지도하던 학생들이 진학한 옥천 모 고등학교 정구부 코치 채용에 합격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일이 불거지면서 학교 측이 계약을 보류하자 이날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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