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김정남 찾았던 한인식당 채취샘플로 DNA정보 확인했다"
"말레이 韓대사관, 김정남 DNA정보 갖고 있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최근 현지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유전자(DNA) 정보를 이미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김정남이 생전에 자주 찾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고급식당 '고려원' 운영자인 한국 교민 알렉스 황 씨는 김정남이 식사를 하고 간 뒤 그가 사용한 식기를 모아 현지 한국대사관에 보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그를 알아본 황 씨가 김정남인지를 확인하려고 지문과 DNA 분석용 식기들을 전달했고, 그 분석 결과에 대해 전해들었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피살된 이후 말레이 당국이 현지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김정남 관련 유전자정보를 건네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는 말레이 당국이 김정남이 묵었던 숙박지와 식사를 했던 식당 등 여러 루트로 유전자 정보를 확보해 이미 13일 사망자의 신원을 김정남으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정남은 외국 방문이 잦아 해당 국가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그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세계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 사망자가 자국 외교관 여권을 가진 '김 철'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정남이 아니라고 우기는 탓에 말레이 당국은 북한에 '김 철'의 DNA샘플 등 의료자료와 기록을 요구하는 한편 베이징과 마카오에 있는 김정남 자녀의 DNA 샘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선 말레이 당국은 김정남 가족의 DNA 샘플 등의 직접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사망 당시 김정남은 '김철'이라는 이름이 기재된 여권을 갖고 있었다.
김정남은 생전 신변안전을 우려해 본명 대신 '김철'이라는 가명을 썼다.
이런 점을 이용해 북한은 그동안 김정남이라는 이름은 일절 꺼내지 않은 채 사망자가 '김 철'이라며 외교관에게 적용되는 빈 협약상 시신 인도를 요구해왔다.
말레이 매체 베르나마 통신은 말레이시아 경찰청의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부청장은 앞으로 하루 이틀 새 김정남의 가족이 DNA 제공과 시신 인수를 위해 입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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