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성본산단 주민대책위, 항소심서도 음성군에 승소
법원 "투명성 높이기 위해 행정정보 폭넓게 공개해야"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국민의 알 권리와 행정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할 때 식당 등 사용처의 개인 사업자 정보도 공개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충북 음성군의 성본일반산단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대책위원회 대표 이승협씨는 2015년 5월 19일 "이필용 음성군수의 잘못된 예산 지출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이 필요하다"며 음성군에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음성군은 집행내역 사본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어 공개할 수 없다며 업무추진비 집행내용과 지급액 등을 집행일자별로 정리해 별도로 작성한 자료를 대신 공개했다.
이에 이씨는 "군이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부분 공개할 수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같은 해 11월 이 군수를 상대로 청주지법에 '행정정보공개 미공개 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행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가 크다"며 "개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신용카드번호, 금융기관 계좌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음성군은 "1심 재판부가 공개를 인정한 정보에는 개인 사업자의 상호, 사업자등록번호, 소재지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즉각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 역시 가능한 행정정보 공개의 범주를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1심 재판부와 판단을 같이했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재판장 신귀섭 청주지법원장)는 18일 음성군이 낸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물품대금이나 식비를 쓴 사업장에 관한 정보는 업무추진비의 실제 지출 여부를 담보하는 핵심 부분으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일반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업자 정보가 공개됐을 때 개인의 사생활에 다소 지장을 초래하는 면이 있다 하더라도 '음성군을 상대로 거래했다'는 정도에 그칠뿐 고도의 사적인 정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음성군은 항소심 결과에도 불복,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가 최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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