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사립대 '군기 잡기' 논란 확산…학교·학생회 '뒷짐'
사과·해명 요구 '빗발'…학생회 "사과문이나 입장문 낼 시기 조율 중"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의 한 사립대 역사교육학과에서 후배들이 학회장에게 경례하는 등 '군기 잡기'가 만연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학교 측과 해당 학생회는 침묵하고 있다.
지난 9일 이 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역사교육학과의 군기 잡기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역사교육학과 재학생이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청사제라는 체육대회가 끝난 뒤 신입생과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 등이 모여서 사발식을 한다"며 "(행사 마무리 때) 학회장에게 경례해야 한다"고 적었다.
사발식은 학생들이 학과의 일원이 되도록 모여서 술을 마시는 음주 행태다.
사발식 당시 경례 구호는 역사교육학과의 두 글자를 딴 '역, 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학과)현장답사를 가면 무조건 뛴다. 이유를 물으면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이라고 말하고 입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입장료가 없는 곳에서도 뛴다"고 고발했다.
역사교육학과의 '구태'를 고발하는 추가 제보도 잇따랐다.
이 대학 역사교육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학과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공청회'를 열어 윽박지르고 욕설을 한다"며 "현장답사에 가서도 뛰지 않으면 욕을 먹고, 선배들이 뒤에서 화를 낸다. 문화재를 보러 온 건지 육상경기를 하러 온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학생은 "공청회는 항상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열렸고, 주로 후배들을 혼내는 자리였다"며 "항상 선배들은 '불참은 없습니다'라는 말로 후배들을 강제 집합시켰다"고 토로했다.
SNS에는 해명이나 사과를 촉구하는 20여건의 글이 게재됐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학교 측과 학생회는 나흘째 묵묵부답이다.
학생회 관계자는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사실과 다른 점은 해명하겠다"며 "사과문이나 입장문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회장을 향한 경례는 사발식 당시에 한번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관행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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