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발틱 3국 가운데 하나인 에스토니아가 17번째로 유로존에 편입된다.
후안 파츠 에스토니아 재무장관은 "앞으로 폭풍우가 몰아치게 된다면 큰 배에 승선한 걸 다행스럽게 여기게 될 것"이라면서 유로존 편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에스토니아 국민의 절반은 유로존 편입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유로존의 위기가 각국의 경제력 차이에서 기인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에스토니아는 타이타닉에 승선한 마지막 승객이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국민이 증가하고 있다.
누구의 선택이 옳을까? 에스토니아는 침몰할 타이타닉호에 승선한 마지막 승객이고, 과연 유로화는 붕괴되는 것일까?
현재 유로존은 완전한 통합상태가 아니다.
경제와 정치가 통합되어야 완벽한 통합이 겠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단지 화폐만 통합됐을 뿐 아직 경제적 통합도 이루지 못했다.
유로존 공통 채권을 발행하면 남유럽 사태를 종결시킬 수 있지만 독일의 강력한 반대로 표류 중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엄청난 화폐를 공급하며 이자율도 낮췄다. 그야말로 생산성 충격에 대응하는 배드케인지안적인 대응으로, 이런 대응은 돈의 가치를 절하시킬 뿐 GDP의 개선을 이루지 못할 따름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로존은 초기에 금리를 낮추기는 했지만 화폐 공급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았다.
심지어 유로존 문제가 남유럽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IMF으로부터 화폐 차입을 선택했다.
적어도 유로존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미국처럼 화폐를 무진장 찍어내는 일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유로화의 진정성에 보다 힘을 싣게 되었다.
경제력이 다른 여러 나라들이 단일 화폐와 통화정책으로 뭉친다는 것은 상당한 구조적 결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에스토니아의 유로화 승선 결정을 통해 보다 엄격한 통화정책을 가진 유로화가 달러화보다 인정을 받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글.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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