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하락세와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재산을 처분해 외국으로 가져 나가는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 해외 재산반출액은 1억8천350만 달러(한화 약 2천200억원. 1달러 1천200원 계산)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7월(1억9천100억 달러)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해외 재산반출이란 국내 거주자가 이민 등으로 다른 나라로 떠날 때 혹은 떠나고 나서 우리나라에 갖고 있던 재산을 처분해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월별 재산반출 규모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2008년 11월 1천730만 달러, 지난해 3월 5천590만 달러, 5월 7천570만 달러 등으로 계속 1억달러를 밑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1억 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재산반출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환율의 영향이 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원화가치 강세로 환율이 하락할 때를 기다렸다가 재산을 팔고 외화로 바꿔 나가거나,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그전에 국내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월평균 환율은 지난해 12월 달러당 1,166.45원에서 지난달 1,117.11원까지 하락했다. 역시 해외 재산반출이 많았던 2008년 7월 환율은 1,019.12원이었지만, 곧이어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급등했다.
해외 재산반출의 처분 대상이 대부분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위축도 반출액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혔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집값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앞으로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해외 이주자들이 국내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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