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프로그램 한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 패배자)’라고 발언해 단신남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여대생의 루저남 기준은 키 180cm.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신장이 173cm인 것을 생각할 때 웬만한 남성이라면 한참 올려다봐야 하는 수치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최근에는 루저남에 관한 패러디물도 넘쳐나고 있다. 키가 170cm에 불과한 할리우드 배우 톰크루즈를 톰 크‘루저’로, 나폴레옹은 나폴‘루저’로 희희화한 것. 한 남성은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들의 신체 특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그대로 내보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방송국을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일도 있었다.
철없는 학생의 발언이 이토록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온 것을 보면, 남성에게 있어 키는 확실히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남성들 중에는 조금이라도 키가 커보이게 하기 위해 키높이구두를 신거나 신발 안에 깔창을 까는 경우가 꽤 많다. 여성과의 소개팅, 면접자리, 혹은 결혼식 등지에서 나름대로 ‘위장’해 조금이라도 나은 외모를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다.
요즘 남자들에게 키높이구두는 굴욕이라기보다는 대세에 가깝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일장일단이 있는 법. 키높이구두 역시 마찬가지다. 키는 다소 커 보일지 몰라도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때문에 걸음을 걸을 때 발이 불편하게 되고, 심하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신발 안에 깔창을 넣을 경우, 발목 노출 부분이 그만큼 올라가므로 착용감도 떨어진다. 때문에 신발이 벗겨지는 일도 잦다. 길 한가운데서 신발이 벗겨지는 굴욕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발에 힘을 주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허리 및 척추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 지나친 높이의 신발은 뒷축만 높여서 허리와 어깨, 목 뒤에 부담을 준다. 키높이 신발을 오래 신으면 무릎관절에도 무리를 줘 퇴행성관절염이 일찍 진행될 수도 있고, 종아리, 발목 관절 등에도 쉽게 피로가 온다.
이러한 건강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키높이구두를 신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 자신의 키에 비례해 너무 높은 굽을 피하고, 신더라도 한 번에 5~6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편한 슬리퍼 등으로 갈아 신어 지친 발과 허리에 휴식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건이 된다면 신발을 벗고 틈틈이 스트레칭 등 다리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나 발가락운동을 해주는 것도 좋다.
안산/시흥 21세기병원 정병욱원장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발건강을 위해서는 멋만 따지기 보다는 걸을 때 힘을 분산시킬 수 있는 2~3cm의 굽을 가진 운동화를 신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때때로 발마사지나 족욕 등을 통해 발의 부종과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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