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29곳에 대해 일반경쟁입찰을 발표한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경기가 어려워져 24곳에 대해서는 3년간 연장계약을 실시했지만, 상권이 활성화 된 강남 등 5곳은 특정업체가 민간위탁 계약을 준비하고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 지하도 상가 풍경입니다.
곳곳에 지하도상가 민간위탁을 반대하는 문구가 눈길을 끕니다.
심지어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거래되던 권리금을 확보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거래처 관리도 어렵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부 특정 기업과의 유착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신성희 지하도상가 상인>
“30년전에 순수하게 상인들의 자본으로 지하상가를 공사했습니다. 20년 전에 기부체납을 받을 때부터 점포를 비우고 기부채납 받았어야 하는데 는데 그런 상인들을 내버려두고 공개입찰 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상인들이 지목하는 업체들은 대현실업과 롯데, 신세계 그룹으로 압축됩니다.
대현실업은 부산과 마산, 대구 등지에서 지하도 상가 민간위탁 관리를 맡고 있는 업체로 강남 지하도 상가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대현실업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서울지역 지하도 상가 민간위탁 운영방침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까지 내비쳤습니다.
신년사에 대해 지하도 상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얼마 뒤 새로운 신년사로 교체되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서울시와 대현실업 간의 유착관계를 의심합니다.
서울시의 지난해 연말 결재까지 자세히 알면서 그 내용을 1월 2일자 신년사에 담을 정도라면 분명 대현실업과 서울시의 유착관계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증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브릿지 - 박영우 기자>
“이처럼 지하도 상가 곳곳에는 서울시와 대현실업을 비난하는 글이 걸려있습니다. 기존상인들과 서울시의 갈등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입니다.”
대현실업측에 공개입찰 참여 계획을 묻자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만 늘어놓습니다.
이밖에 상인들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은 입구가 연결 돼 있는 영등포 지하도 상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하부터 연결되는 거대 상권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 신성희 지하도상가 상인>
“일부를 달라고 소송했던 적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롯데와 이용 관계가 있으니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신세계에서 입찰할 수 도 있고.”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지난 1월9일 지하도상가 일반경쟁입찰 원칙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서울시내 전체 29개 상가 중에서 상권이 활성화된 5개 상가에 한해 경쟁입찰을 실시하고, 나머지 24개 상가는 3년간 계약 연장해 주는 조건입니다.
서울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점포별이 아닌 상가 전체에 사업자를 하나씩 선정 할 계획이며 이들로 하여금 개·보수비용 부담 조건으로 민간위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서울시 방침은 리모델링이 안 된 상가를 전체를 넘겨서 자금을 투입해 그 만큼 기부체납을 받고, 자본이 투입된 만큼 경영권을 줘서 운영해 보자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민간위탁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이미 상권이 활성화돼 있는 상가를 민간위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모순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번 문제 역시 상인들의 권리금 문제가 제일 큰 화두였습니다.
서울시와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권리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상인들은 재산권을 인정해 달라는 입장입니다.
당분간 서울시내 지하도상가 운영권에 대한 계약 방식을 두고 기존상인들과 서울시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WOWTV-NEWS 박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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