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국민투표 직후 급락한 국내 증시가 브이(V) 자의 가파른 반등 뒤 이제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외국인의 역할이 컸다.
그럼 외국인 자금이 언제까지 국내 주가 상승의 원천이 돼줄 것인가.
대외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다. 신흥국과 미국의 경기 반등세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조금씩 나아지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유럽에서 이탈한 자금이 신흥국과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당분간 이런 '머니무브'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살 때마다 늘 걸림돌이 된 것은 환율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속에 외국인의 주식 투자 자금까지 유입될 때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원화의 상대 강세가 두드러질 때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살 유인은 줄 수밖에 없다. 한국 수출 경쟁력을 특별히 좋다고 보지 않는 한 환율 메리트가 떨어지면 외국인은 한국 주식에 대해 매도세로 돌아선다. 결국,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는천수답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의 레벨업을 위해선 국내 자금의 역할이 요구된다.
코스피가 1,000을 넘어 2,000으로 향하던 2005∼2007년 내국인 자금이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내국인 자금이 움직이면 외국인 자금으로주가가 움직일 때보다 원화 강세 압력이 덜할 수 있고 그만큼 주가 상승 잠재력도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자금의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 썩 우호적이지 않다. 국내 장기투자기관들의 자산운용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를 우선시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국내 투자보다 해외물을 찾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자산운용이 한국 원화 자산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인식, 중장기적인 한국 산업 경쟁력 저하 우려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지나치게 평가 절하하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해외에 대한 환상은 없는지, 환율 변동성이 큰 나라에서 해외 투자가너무 많이 이뤄질 때 나타날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한국 기업 이익 전망의 추이는 다른 나라보다 나쁘지 않고 배당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상황을 기대한다.
(작성자: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37620] 투자분석팀장 hcpark@miraeasse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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