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를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공식 출범했다. 본부장에는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임명됐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선거수사지원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을 거친 선거·공안 분야 전문가다. 합수본은 검찰 12명, 경찰 15명 등 총 27명 규모로 구성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인력 구성과 규모가 확정됐다. 검찰은 "본격 출범 전에도 상호 협력하며 신속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핵심은 '고의성 입증'
합수본 수사의 관건은 선관위의 고의성 입증 여부다. 현재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이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돼 있지만, 두 혐의 모두 고의성이 전제돼야 성립한다.
합수본은 우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가 의도적으로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하거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추가 배송을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투표 당일 부족한 용지를 추가 배분하고 일련번호를 수기로 작성한 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고의성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투표방해죄의 경우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방해가 있어야 성립한다. 선관위가 이번 선거부터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을 내린 게 이번 사태의 결정적 요인인데, 이는 정책적 판단이라 직무유기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합수본은 담당 기관에 징계를 요청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호남 등 10여 개 지역 사전투표에서 주요 후보들의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타난 이른바 '동일 투표' 의혹도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