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6·3 지방선거 결과를 '참패'로 규정하며 장동혁 대표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김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가 주최한 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장동혁 대표께서 데이터를 말씀하셨으니까 저도 데이터와 관련해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는 앞서 장 대표가 8일 기자회견에서 거취 관련 질문에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반문하며 사퇴론을 일축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기초단체장 25곳 중 국민의힘은 17곳, 더불어민주당은 8곳이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 8곳, 민주당 17곳으로 정확하게 반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서울시의원은 국민의힘 76명, 민주당 36명이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 38명, 민주당 80명"이라고 했다.
광역단체장에 대해서도 "2022년에는 12곳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고 5곳만 민주당이 이겼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은 겨우 4곳에서 승리하고 나머지 12곳은 민주당이 가져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네 군데 중에서 영남이 아닌 곳은 서울 하나뿐"이라며 "이거는 간단하게 두 글자로, 보통 '참패'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장 대표 지도부의 성과로 보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 선거가 이례적이었고, 막판까지 이기고 지는 경계를 넘어서면서 선거를 치렀다"며 "장동혁 지도부가 서울 선거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면밀하게 따져보면 자신 있게 '서울 선거를 이겼다'고 말하는 것은 민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김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가 선거 기간 장 대표와 거리를 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오세훈 시장과 장동혁 대표의 투 샷이 안 보이게 하는 게 처음 설정했던 선거 전략이었다"며 "선거 과정 내내 오세훈 후보와 장동혁 대표의 투 샷을 아무도 못 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판에 지지층 결집을 위해 투 샷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장 대표와 오 후보의 투 샷이 잡히는 이벤트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선대위원장을 사퇴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 선거 결과는 과거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별, 나아가 중도 지향적 보수로 재건하라는 국민적 명령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대표와의 거리두기가 선거 전략이었다는 김 의원의 주장처럼, 실제 장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선 지역 상당수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장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일까지 51차례 현장 유세를 소화했다. 이 가운데 충청권 유세가 21회로 가장 많았다. 장 대표 지역구가 있는 충남이 13회, 대전 7회, 세종 1회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충남·충북지사와 대전·세종시장 선거를 모두 내줬다. 또 장 대표가 유세를 다녀간 충남 아산·서천·금산·당진·천안 등 주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수도권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에서 장 대표가 유세한 구로·마포·성동·종로·강남구 가운데 국민의힘 구청장이 당선된 곳은 강남구뿐이다. 경기지사 선거도 패했고, 장 대표가 방문한 경기 8곳 중 안산을 제외한 평택·안양·수원·광명·부천·김포·화성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인천시장 선거도 민주당이 가져갔고, 장 대표 방문 지역 중 국민의힘이 확보한 곳은 연수구청장뿐이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