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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수상 불발에도 웃는 나홍진…‘호프’ 완판에 ‘제 2 기생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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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수상 불발에도 웃는 나홍진…‘호프’ 완판에 ‘제 2 기생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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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의 여정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를 달군 화제작으론 단연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거론된다. 경쟁 부문 수상 여부와 별개로 현지 영화인과 평단의 시선을 가장 강하게 끌어당긴 작품이란 점에서다. 외계 존재와 재난 서사를 결합한 대규모 공상과학(SF) 장르로,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가 부재한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과감한 장르적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칸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마친 ‘호프’의 다음 스텝은 글로벌 흥행 투어다. 올여름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관에 걸릴 예정이다. 특히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칸 황금종려상’ 7연패 한 미국의 네온이 북미 배급을 맡아 눈길을 끈다.

    24일 영화계에 따르면 ‘호프’는 칸 영화제 기간 열린 마켓에서 한국 영화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올렸다. 극장 영화를 소비하는 200여개 국가에 판매하며 ‘완판’이라 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영화 최초로 200억원대의 판매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 영화제 기간에는 글로벌 각국의 영화산업 관계자가 몰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필름마켓인 ‘마르셰 뒤 필름’이 열리는데, 여기서 가장 화제성 높은 작품으로 손꼽힌 것이다.




    추정 제작비만 500억원 이상으로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은 ‘호프’ 역시 상당한 비용을 보전하게 된 셈이다. 앞서 한국 영화로 가장 높은 실적을 낸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로, 지난해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후 200여개 국가에 선판매되며 170억원 수준인 순제작비를 회수했다. 국내 누적 관객 수가 292만 명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와중에도 해외 판매만으로 수익을 확보하며 한국 영화의 상업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영국, 호주와 함께 북미 배급권을 네온이 가져갔다는 점이다. 2017년 설립된 네온은 비교적 신생 제작·배급사지만, A24와 함께 미국 영화시장을 대표하는 중소규모 독립배급사로 급부상했다. 예리한 작품 선구안과 배급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네온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시작으로 ‘티탄’(쥘리아 뒤쿠르노) ‘슬픔의 삼각형’(루벤 외스틀룬드) ‘추락의 해부’(쥐스틴 트리에) ‘아노라’(션 베이커) ‘그저 사고였을뿐’(자파르 파나히)에 이어 올해 크리스티안 문지우의 ‘피오르’까지 7년 연속 황금종려상 수상작의 북미 배급권을 선점해 왔다. 네온이 칸 수상작을 미국 시장의 ‘예술영화 이벤트’로 키워내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호프’ 역시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갖춘 ‘프리미엄 장르영화’로 인정받았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네온의 선택이 흥행 보증수표인 것은 아니다. ‘티탄’이나 ‘그저 사고였을뿐’처럼 평단의 호평과 영화제 수상에도 대중적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프’가 할리우드 등 북미 시장에 익숙한 외계 존재와 재난 서사를 결합한 SF 장르물인 데다, 마이클 패스벤더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만큼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어쩔수가없다’가 지난 1월 북미 전국 상영 첫날에 박스오피스 톱10에 진입하는 등 약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호프’는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오는 7~8월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칸에서의 첫 공식 상영을 “테크니컬 리허설”이라 표현한 나 감독·은 개봉 전까지 후반 작업을 진행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나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을 통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은 약 2개월의 시간”이라며 “개봉 전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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