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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2일 국회 본회의는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리고 패륜을 행한 자식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민법 개정안, 이른바 '개정 구하라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자식을 버리고 떠난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기존 구하라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개정안은 패륜 자식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습니다.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양과 책임을 다한 자"라는 시대정신이 마침내 실체법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개정안의 법률적 의미와 실무적 파급효과를 세 가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분석하겠습니다.
①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 신설과 대습상속의 원천 차단
이번 개정의 핵심은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입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의 선고를 통해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적용 대상도 직계존속에 국한하지 않고 직계비속과 배우자까지 포괄함으로써, 기존 민법의 상속결격 사유가 지닌 경직성을 극복했습니다.실무적으로 가장 주목할 성과는 '대습상속의 차단'입니다. 만약 상속권을 상실한 자의 배우자나 자녀가 대신 상속받는 것을 허용했다면, 고인의 재산이 패륜 상속인의 일가로 우회하는 편법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개정안은 이 빈틈을 명문으로 봉쇄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완성했습니다.
② 헌법재판소 결정을 반영한 유류분 제도의 합리적 개편
2024년 4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수용한 이번 개정은 유류분 제도의 근본적인 재편을 가져왔습니다. 먼저 제1112조 개정을 통해 형제자매를 유류분 청구권자에서 전면 배제했습니다. 이는 고인의 재산 처분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피상속인의 유지(遺志)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입니다.실무상 파급력이 가장 큰 변화는 제1008조의 개정입니다. 피상속인을 장기간 간병하거나 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상속인이 받은 증여나 유증을, 유류분 반환 대상인 '특별수익'에서 전면 제외했습니다. 맹목적 혈연보다 간병과 부양이라는 실질적 헌신을 법적으로 우선시한 조치입니다. 나아가 제1115조는 유류분 반환 방식을 원물(부동산 등) 반환에서 가액(현금) 지급 원칙으로 전환했습니다. 부동산 공유 지분을 둘러싼 2차 분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실용적 설계입니다.
③ 소급 적용의 결단과 시행 시기의 전략적 세분화
법률의 실효성은 결국 적용 시기에 달려 있습니다. 상속권 상실 청구 소송 제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부칙을 통해 헌법재판소 결정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건부터 소급 적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입법 지연으로 권리 구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유족들의 법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 결단입니다.반면 유류분 가액 반환 규정은 법률 공포 후 즉시 시행토록 하여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소급 적용 여부를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달리 설계한 것은, 입법자가 권리 구제와 법적 예측 가능성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고려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2026년 2월의 민법 개정은 오랫동안 당연시되어 온 형식적 혈연주의를 넘어, 실질적인 유대와 책임을 다한 자만이 권리를 누린다는 상식을 실체법으로 완성한 결과입니다. 부당한 상속 분쟁을 예방하고 '진짜 가족'의 권리를 지키는 견고한 제도로 실무에 안착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