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정책위원은 “금융 정상화 요건이 충족되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시장에선 이르면 3월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31일 일본은행은 지난 22~23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 발언 내용을 정리한 ‘주요 의견’을 발표했다. 한 정책위원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포함한 정책 수정 요건이 충족되고 있다”며 금융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3월 또는 4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위원들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움직임을 주목했다. 한 위원은 “해외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일본의) 정책 자유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이 정상화로 갈 ‘천재일우’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 위원은 “현 정책을 지속할 경우 다음 회복 국면까지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조속한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노토반도 지진 영향을 1~2개월 정도 추적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금융 정상화가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를 연 0±1%로 운용하고 있다. 1월 회의에서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유지를 결정했다. 다만 회의에서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에 대해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견해가 확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일본은행에 금리 인상을 촉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의 완화적 정책 기조는 현재로서는 적절하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물가 상승률이 치솟아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큰 폭으로 웃돌 경우에 대비해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7월 일본은행에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철회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YCC는 국채를 필요한 만큼 무제한 매입해 장기 금리 지표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연 0.5% 수준에서 통제하는 조치다.
김일규/장서우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