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1일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수출 주도의 대한민국 경제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며 "시장별로 서로 다르게 접근하는 '솔루션 어프로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BOK-KCCI 세미나 '글로벌 무역파고 어떻게 극복하나'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세미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두 기관이 매년 2차례씩 여는 정례 세미나다.
최 회장은 현 상황에 대해 "WTO 체제에서 구축된 하나의 시장이 이제 쪼개지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일으키다보니 두 국가에 크게 의존한 한국이 수출하는 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안보가 강조되는 것은 "가장 싸게 만들지 못한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가장 싼 것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면 값싼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갈등 상황을 반영해 어떤 것은 배제하고 만들게 되면 가장 싼 걸 받아와 만든다는 것과 다른 얘기가 된다"며 "중국보다 싸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 회장은 기업들이 새로운 수출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에서 시장마다 니즈를 파악하는 '솔루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이 중요하다고 봤다.
국가의 역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위험·고성장 첨단산업에 대한 정부의 마중물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가 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 '리버스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의 투자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국가가 먼저 투자한 후 투자된 장치와 공장 등을 민간에 위탁 운영시키는 방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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