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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지난 1년 동안 긴축 기조를 이어왔는데도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이지 않는 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의 자산 증가, 각국의 재정 정책,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차 등 세 가지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5일(현지시간) 분석에 따르면 높은 물가가 지속되는 것은 우선 팬데믹 기간 기업과 가계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각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정부는 대규모 지원금을 제공했다. 그 결과 기업과 가계의 여윳돈이 크게 늘었고, 가계의 강한 소비력과 기업 고용 증대로 이어졌다. 톰 바킨 미국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가 최근 “긴축에 역행하는 팬데믹의 힘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맥락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정부 지출 증가가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으나, 유럽연합(EU)이 최대 8500억달러(약 1110조원)를 지출하면서 충격을 완화한 게 한 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실제 경제에 반영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차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2021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해 3월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까지 보통 6~18개월 걸리는 만큼 아직은 금리 인상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