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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복지천국이 어쩌다…'갱단 테러' 공포에 떠는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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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38% 증가한 나라. 인구 1인당 총기사고 사망율이 영국 런던의 30배가 넘는 도시. 갱단들 간 전쟁이 일상화된 곳.

대부분 미국이나 멕시코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스웨덴이다. 안전한 복지천국이던 스웨덴이 어쩌다 살인사고의 대명사가 되고 갱단왕국으로 전락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평화롭던 스웨덴이 어떻게 유럽의 총기살인 수도가 되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 과정을 조명했다.

WSJ는 스웨덴 국가범죄예방위원회 자료를 인용 소외된 이민자와 마약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갱단 간 전쟁, 총기 유입 등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이로 인해 스웨덴의 총기 살인율은 유럽 평균의 2.5배에 달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총기사고로 사망한 피해자는 62명으로 전년에 비해 38%(17명) 증가했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미국의 6분의 1수준이지만 총기사고가 거의 없는 유럽 기준에서 보면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 스톡홀름의 1인당 총기 살인율은 런던보다 30배 가량 높다.
WSJ는 "가해자들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고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수류탄을 던지거나 폭탄을 설치하는 등 수법도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실제 지난 1월 스톡홀름 도심에 있는 식당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갱단 간 폭력사고로 갱단원의 아내가 길거리에서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스웨덴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WSJ는 전했다.

무엇보다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이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스웨덴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 스웨덴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단 지도자는 '쿠르드족 여우'로 불리는 36세의 라와 마지드다. 마지드는 쿠르드족 출신으로 1986년 부모와 함께 스웨덴으로 건너와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민족주의나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극우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나치즘에 뿌리를 둔 스웨덴 민주당은 20% 이상의 득표율로 제 2정당으로 부상했다. 새로운 중도우파 정부도 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갱단 범죄의 형량을 두 배로 강화했다.

스웨덴 범죄 전문가인 디아만트 살리후는 "스웨덴 내 총격 사건의 80%가량이 미제로 남아 있을 정도로 검거율이 낮다"며 "이 때문에 갱단 지도자들이 상대방에 내건 현상금을 노리고 살인을 저지르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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