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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집값 반등에…급매로 판 집주인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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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급매로 판 집주인들이 남몰래 속앓이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장기 침체를 예상해 저점에서 주택을 처분했는데 지난달 이후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12일 21억3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1월 16일만 해도 17억9500만원에 손바뀜한 면적이다. 3개월 만에 3억800만원 뛰었다. 이 단지의 전용 84㎡도 마찬가지다. 2월 4일엔 21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3월 20일엔 24억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 올해 말까진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올 2분기 들어 주택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급등했던 금리가 안정화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까지 맞물려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치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께 집값이 더 내려가기 전에 처분하고 싶어 하는 집주인이 대거 급매물을 내놔 일부는 소화됐다”며 “최근 들어 집값이 반등하다 보니 일찍 집을 처분한 집주인이나 최근 매도 계약을 맺은 집주인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 6일 18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올 1월 10일 동일 면적이 1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3억원이 상승했다. 인근 트리지움 전용 84㎡도 1월 19일엔 18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2억7500만원 높은 21억원에 팔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송파구 아파트값은 한 주 전에 비해 0.08% 올랐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쌌던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고 매수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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