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차액결제거래(CFD) 제도 개선에 나선다. CFD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증권사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빚투)를 할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금융위 등은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 이른바 ‘작전 세력’이 CFD를 악용해 주가 조작 거래 등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 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진행 중인 사건 조사와는 별개로 최근 제기된 CFD의 제도상 보완 필요사항을 우선 검토해 신속하게 선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CFD가 일부 작전세력 등에 의해 유동성이 낮은 종목, 공매도 금지 종목 등에 악용되면 통정매매 등을 통한 시세 상승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할 수 있다”며 “급격한 주가 하락 시 주가 하락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증권사 위험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같은 사건이 증권사 자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에서 CFD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들의 미수금 채권 손실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우선 종목별 CFD 잔액을 공시하도록 제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특정 종목에 CFD 물량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투자자가 알 수 없는 ‘깜깜이 구조’다. 금융위는 이날 CFD에 대해 ‘종목별 매수 잔량 등의 공시 미비’를 제도상 보완 필요사항으로 꼽았다.
금융위는 △실제 소유자는 개인임에도 외국계 증권사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표기되는 점 △신용융자와 달리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 점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 전문투자자로 구성된 점 등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금융위가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거나 개인의 CFD 거래 증거금 최소 비율을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CFD 만기 도입도 논의할 수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신용융자는 최대 180일까지 빌려 투자할 수 있으나 CFD는 따로 만기가 없어 이론상 수년 이상 원하는 포지션을 보유할 수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긴급 간담회에서도 일부 증권사 CEO가 CFD의 만기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CFD 규제가 강화되면 CFD 거래는 당분간 상당폭 위축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문투자자 요건을 높이면 참여자가 줄어 자연히 CFD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며 “CFD 거래 정보 공개 범위가 넓어져도 거래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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