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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혁신적인 생산 기술을 적용해 차량 생산비용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차세대 플랫폼을 도입한다. 이 차세대 플랫폼을 새로 지을 멕시코 기가팩토리에 적용해 보다 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기가팩토리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소개했다. 4시간 가까이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선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테슬라의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모델에 대한 소개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가격 낮춰 수요 폭발"
테슬라는 2030년까지 연 2000만대라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기존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작년 1년 동안 테슬라는 137만대를 생산했다.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공장을 공개했다. 긴 발표 시간에는 새로운 공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머스크는 "다음 기가팩토리가 멕시코 몬테레이 주변에 세워질 것"이라며 "조만간 착공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몬테레이는 미국 텍사스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누에보레온주에 있는 도시로 오스틴 공장과도 가까우며 미국과 부품 및 차량 이동이 편리한 이점을 갖고 있다. 멕시코 기가팩토리에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설계, 엔지니어링, 생산 담당자가 함께 모여 생산 공정을 개선한 '언박스 프로세스'가 차세대 플랫폼의 핵심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제조 인력을 40%줄이고, 시간과 공간을 30%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잭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제조 방식의 혁신을 통해 생산 비용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효율적인 생산을 통한 가격인하를 약속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 대한 수요를 제약했던 것은 비싼 가격"이라며 "가격을 낮추면 수요가 엄청나게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를 효율적으로 생산해 폭발적으로 양산하게 되면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공장 신설과 함께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머스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등 생산능력을 모든 시설에서 늘리겠다"며 "멕시코 기가팩토리도 생산 확대에 곧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모델 4개 추가 예상
머스크는 2000만대 생산을 위해 몇 개의 모델이 필요하냐는 질문엔 "그렇게 많은 모델이 필요하지는 않다"며 "10개 정도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생산중인 모델3, 모델Y, 모델S, 모델X, 세미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사이버트럭에 이어 4개 가량의 신규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신규 모델에 대해서는 "별도 행사를 통해서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회사 경영진들은 차세대 플랫폼에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인 전기차를 최대한 빨리 선보이겠다고만 반복했다.
다만 사이버트럭을 올해 출시되고 내년에 대량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늦어도 작년 초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됐던 사이버트럭은 계속 출시 일정이 미뤄져왔다.
이날 테슬라가 신모델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1.43% 떨어진 202.77달러에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5.66% 떨어진 19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