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연이은 소환통보에 불응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오는 22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화영 측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18일 "오늘 검찰에 '다음 주 수요일인 22일 오전에 소환해 달라'는 출석 일자 조율 의견을 보냈다"고 밝혔다.
현 변호사는 의견서에 "피의자는 매주 화요일, 금요일 재판을 받고 있고, 전날은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판과 준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는 최대한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과 관련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소환해 1차 피의자 신문을 한 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4자 대질신문을 벌였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제안으로 2019년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경기도를 대신해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4자 대질에서 김 전 회장 등은 이 전 부지사에게 "대북송금을 알고 있지 않았냐"고 물었고, 이 전 부지사는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형이 나한테 어떻게 이래', '가족 10명이 연루됐다. 회사 다 망하게 생겼다'고 말하며 설득했으나,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을 '회장님'으로 호칭하며 존대하자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화를 냈다고 전해진다.
검찰은 1차 대질 이후 이 전 부지사에게 두 차례 소환통보를 했으나, 이 전 부지사는 응하지 않았다.
한 변호사는 검찰에 보낸 의견서에 "지난 대질조사는 고성이 오가는 속에서 이뤄져 피의자가 위협을 느끼고 자유롭게 말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자유롭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변호인에게 '법도 모르면서 변호를 하느냐? 그래서 제대로 변호가 되겠느냐? 법도 모르니 방어권 보장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인간적인 모욕감을 느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사과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