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이 자신의 아들과 자신이 위원장을 지낸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 출신 조합원 등 12명을 한국노총 내부 기관에 불법 채용시켰다는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사무총장은 일부에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2020년 27대 임원 선거 때 김동명 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선출된 임원이다.
3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 일부 간부들이 이 사무총장을 아들 채용과 관련한 뇌물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사무총장의 아들인 이 모 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한국노총 장학문화재단(장학재단)에 입사해 9개월간 근무해 왔다.
고발에 나선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이 씨의 입사 과정이 공개채용을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등 비정상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자신은 채용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장학재단 관계자가 자발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무총장은 정연수 연합노련 위원장과 조를 이뤄 17일 진행되는 제28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로 나선 상황인 만큼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김만재 금속노련위원장-박해철 공공노련위원장 후보조,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 후보조와 함께 3파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3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부정채용 혐의로 고발됐고 금품수수 의혹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고발자들은 한국노총 내부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후 결과에 따라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임원 선거가 진행 중이고 선거가 과열됨에 따라 각종 의혹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동호 사무총장이 현 집행부 구성원인 점과 위원장 선거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조사를 다음 집행부에 넘긴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폭로 시기를 보면 고발인들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아예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 선거 캠프들은 경위 파악에 나서는 동시에 타캠프의 공작까지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