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난달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이 48일 만에 검거됐다.
서울남부지검은 29일 오후 3시57분께 김 전 부회장을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머물던 아파트 문을 강제로 개방해 내부로 진입했다. 수면 바지를 입은 채 홀로 있던 김 전 회장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어서자 아파트 9층 베란다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는 등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라임사태의 몸통이자 ‘전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과 수원여객, 상조회 자금 등 약 1000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검찰 등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사기 등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1일 결심공판을 1시간30분 앞두고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도주 직후 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을 전국 지명수배하고 도피를 도운 조카 김모씨(33)를 구속기소 했다. 김 전 회장은 2020년 5월 구속 기소됐지만 실시간 위치추적과 전자팔찌 부착 조건으로 지난해 7월 보석 석방됐다.
검찰은 조카 김씨가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왔을 것으로 의심해 김씨의 휴대폰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한 뒤 김 전 회장의 행방을 쫓아왔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도주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말에도 잠적한 바 있다. 당시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5개월간 도피 생활을 이어간 끝에 2020년 4월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에서 체포됐다. 김 전 회장은 체포 직전까지도 수사관에게 위조 신분증을 제시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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