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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동성 함정'에 빠졌나…통화량 느는데 대출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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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에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는데도 신규 대출은 감소하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코로나19 통제 등이 복합된 경기 하강 우려에 기업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인민은행 월간 금융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7월 평균 광의 통화량(M2)은 257조위안(약 4경9796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늘었다. 반면 7월 신규사회융자 금액은 7561억위안으로 28.6% 감소했다. 사회융자는 은행 대출에 회사채, 보험 융자 등을 더한 개념으로, 중국은 2011년부터 이를 대표 유동성 지표로 삼고 있다.

중국의 7월 M2 증가율 12%는 2016년 5월 12.8% 후 6년여 만의 최고치다. 경기가 좋을 때는 보통 M2와 대출이 함께 늘어난다. 대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M2가 증가하는 것은 경기 악화를 예상한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선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써도 유동성이 실물 경제로 가지 않아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 정부가 경기를 띄우기 위해 은행들에 대출을 늘리라고 독려하는 와중에 대출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신규사회융자는 상하이 봉쇄 시기인 지난 4월 26개월 만에 최저치인 9102억위안으로 줄었다. 이후 5월 2조7900억위안, 6월 5조1700억위안 등으로 회복했다가 7월에 다시 급감했다. 정부의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융자 가운데 기업 대출은 6월 2조2100억위안에서 7월 2877억위안으로 87% 쪼그라들었다. 회사채 발행도 2357억위안에서 734억위안으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 대출은 8428억위안에서 1217억위안으로 감소했다. 원빈 민성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 대출 감소는 실물 경제 악화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산업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7월에는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쳐 내수 경기가 더욱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함정’ 시기에는 시중 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유동성을 계속 흡수하고 있다. 최근 3주 동안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180억위안의 자금을 회수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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