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인천시에 의해 고발당한 배정권 디씨알이 대표가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4월 인천시가 도시개발법 위반으로 고발한 대단지 아파트단지 시행사 디씨알이(OCI 계열사)의 배 대표에게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디씨알이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도시개발 사업의 탄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가 지난 22일 경찰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양 측의 공방은 새 국면을 맞았다. 이의신청의 경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다.
경찰은 디씨알이 대표에 대해 도시개발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개발사업의 조성토지 공급계약을 지정권자(인천시)에 제출하지 않은 게 위법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디씨알이와 수탁기관 A사의 신탁 계약인 관리형 토지신탁은 아파트를 건축해 분양하는 과정에서 채택한 사업유형의 하나로 봤다. 신탁을 토지의 사용 공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용현·학익 1블록 분양과정에서 아파트 공급계획서의 미제출 등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디씨알이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정권자 승인 없이 조성토지 등의 공급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도시개발법에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디씨알이는 도시개발사업 착공 이후 분양·착공과 관련해 승인권자인 인천시·미추홀구·유관기관과의 적법한 협의와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기 때문에 행정처분 예고가 부당하다고 맞섰다. 당시 디씨알이 관계자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직접 토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공급계획을 내지 않아도 되며, 수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한 토지신탁도 공급계획 제출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도 물러서지 않고 "토지를 사용하는 주체가 누구이건 토지가 사용되는 것을 지정권자가 엄격하게 관리,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며 "시행자는 직접 분양해 공급하려는 토지의 현황을 작성하고 공급계획을 지정권자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경찰은 수탁기관인 A사는 신탁 계약에 의해 신탁 재산을 관리·처분할 뿐, 실 주택사업의 주체는 디씨알이로 봤다. 공급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시의 주장은 법의 확대 해석이나 유추 해석으로 판단했다.
디씨알이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은 미추홀구 학익동 587-1번지 일원 및 인근 부지 154만 6747㎡를 개발하는 미니신도시급 민간도시개발 사업이다. 용현·학익 1블록 시티오씨엘(1만 3000여 세대)사업이라고 불린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했으며, 도시개발법 등 위반에 따른 행정 처분은 25일 청문 조서를 확인해 별도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