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첫 발걸음을 뗐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무궁무진하다."
21일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개발본부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고 본부장은 2010년 3월부터 12년간 누리호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한결같이 지지해주고 지원해준 국민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왔다"고 덕담을 전했다.
우주발사체의 내외부는 영상 3000도 이상의 초고온과 영하 150도 이하의 극저온, 대기압 60배 이상의 초고압이 공존하는 환경이다. 37만 개의 부품을 결합한 누리호는 이런 극한의 환경을 뚫고 성능검증 위성 1기와 큐브 위성 4기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다.
그만큼 발사체에 분리된 성능검증 위성이 남극 세종기지와 첫번째 교신에 성공하기까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사 과정은 순조로웠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당초 배포된 자료와 숫자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고도와 속도에 투입됐다"며 "내일 오후 3시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하면 위성 자료를 전송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발사 예정이었던 누리호는 1단 산화제 탱크 센서에서 이상이 발견돼 조립동으로 돌아가 재점검받았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발사체 1단과 2단 연결부에 점검창이 있어 거길 통해서 1단 상부와 2단 노즐 연결 공간에서 코어 부분 전기 센서만 점검했다"며 "센서 고장 확인 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가 우주를 통해 좀 더 도전적이고 큰 꿈을 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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