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9일부터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지난 주말 주요 지역의 선거사무소를 연 여야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4일 선거사무소를 열고 “일할 기회를 달라.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윤호중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서울시장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함께했다. 권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오세훈 시장을 필두로 지방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며 “지금 정권 교체는 했는데 미완, 절반밖에 못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도 15일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양당 지도부는 지방 곳곳을 돌며 지원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14~15일 경남 지역에서 후보들을 만났고,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2일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당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 17곳 중 9곳 승리를 목표로 세웠다. 영남 지역 5곳(대구·울산·부산·경남·경북)과 서울을 비롯해 인천 충남 충북 등 경합지에서 최소 세 곳을 더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정 안정론’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으로서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 지방 행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11일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한 최소 600만원의 코로나 손실보상안과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및 한·미 정상회담이 표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야당인 민주당은 최소 8곳을 수성하는 게 목표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세종은 우세, 경기 인천 강원 충남은 경합권”이라며 “8곳에서 이기면 사실상 승리, 9곳을 넘어서면 완승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나라는 균형, 지역은 인물’을 내세웠다. 윤호중 위원장은 부산시당 행사에서 “정부가 폭주하지 않도록 민주당이 제대로 된 브레이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고문도 이날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이제 심판은 끝났고 정말 우리 국민의 삶을 보듬어 낼 유능한 인물들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여론 흐름은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10~12일 시행한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0%포인트 떨어진 31%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까지 터져 핵심 지지층인 2030 여성의 표심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