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경고에도…유럽 각국, 코로나19 방역 규제 폐지 선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전 세계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유럽 일부 국가들이 택한 ‘코로나19와 공존’ 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노르웨이는 1일(현지시간) 요나스 가르 스퇴르 총리의 발표와 함께 대부분의 방역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노르웨이 전역에서 식당·주점의 영업시간의 제한조치부터 기존 오후 11시까지였던 주점의 주류 판매 시간제한을 해지했다. 또한 재택근무 의무도 사라졌다.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할 때 적용하던 10명 인원 제한을 지키지 않아도 되며 스포츠 경기장의 만원 관중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확진자를 밀접접촉한 사람도 격리 의무도 없어졌다. 앞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도 입국 시 별다른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스퇴르 총리는 “확진자 수는 늘었지만, 백신이 보호해주고 있다”며 “이제 (코로나19의) 높은 감염위험과 함께 살게 될 것이며 그렇게 살 수 있을것”이라고 선언했다.

덴마크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처음으로 방역 조치 해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덴마크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패스 제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모두 사라졌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이나 상점, 레스토랑 실내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며, 병원, 요양시설 등에서만 마스크를 쓰면 된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모두 하루 확진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하고 있지만 입원 환자 수는 하루 수십 명에 그친다. 이는 80% 이상의 높은 백신 접종률의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스트리아 역시 코로나19와 공존을 택했다. 식당과 상점의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연장하고, 12일부터 방역 패스 제시 의무도 없앴다.

핀란드 역시 이날부터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이달 안에 대부분 규제를 끝낼 예정이며 각 지방정부의 결정에 따라 헬스장, 극장, 수영장 등도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핀란드와 네덜란드, 영국, 아일랜드 등이 방역 규제를 조만간 완화하거나 폐지할 예정이다.

유럽 각국의 이같은 방역 완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심각하다는 이유로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망자가 매우 우려할 만큼 늘어났다”며 “코로나19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거나 전염을 막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우려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