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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고 시작한 유치원 교사 일, 아이들을 혐오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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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대학교원 3632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52.6%만 그렇다고 답했다는 조사가 있었다. 교직에 만족하지 않는다(9.3%)는 대답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동을 혐오하는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게시자 A 씨는 유치원 선생님이 된 지 2년째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돈 벌려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씨는 "유치원에서 일하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다짐을 하고 갔지만 막상 겪어보니 기상천외한 일이 많았다"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또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버텼다"고 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부모에게 연락이 왔다.

"바빠서 아이를 못 씻겼는데 혹시 머리 좀 감겨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엔 잘못 들은 건가 싶었지만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A 씨는 그냥 '알겠다'고 대답했다. 아이의 가방에는 샴푸가 담겨 있었다.

머리를 감겨주던 A 씨는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후 이 이야기가 퍼졌는지 '샤워를 시켜달라', '옷 갈아입혀 달라'는 또 다른 부모의 부탁이 이어졌다.

샤워를 시키는데 하기 싫다며 우는 아이를 보니 A 씨는 한없이 지치고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학부모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가는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이 떠올라 무서웠다.

결국 A 씨는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에 유치원을 관두기로 했다.

이후 A 씨는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유치원생이나 저학년 아이들만 봐도 화가 나는 상태가 됐다고 토로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데 얌전히 있는 우리 강아지를 보며 무섭다고 소리 지르고 도망치고 야단법석을 떨어서 오히려 강아지를 놀라게 하는 아이들을 보면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A 씨는 "따놓은 거라고는 유치원 교사자격증밖에 없는데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교사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는 유치원에서 일할 수 없으며 거기에 길을 지나는 아이까지 혐오하게 된 A 씨는 "사무직 일자리라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아이를 맡긴 부모가 잘못했다'는 양분된 반응이 쏟아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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