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기본급 4년치에 최대 40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파격적인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한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하는 건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험산업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선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은 입사 15년차 이상으로 기본급 48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36개월분의 기본급을 준 것을 감안하면 조건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자녀 장학금, 전직 지원금 등도 직급에 따라 최대 40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에는 연말마다 입사 15년차를 맞은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퇴직 신청을 받고 그중에서도 극소수만 선발했다”며 “올해는 15년차 이상은 모두 지원이 가능해 퇴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생명이 파격적인 퇴직 조건을 내건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졌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말 333%에서 지난 3분기 284%로 감소했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인건비가 감소해 재무 부담이 줄어든다. 내년 IPO를 앞두고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인력 구조 개편 작업에 미리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상시특별퇴직은 고직급·고연령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퇴직 위로금 등을 늘려 시행하는 것”이라며 “더 좋은 조건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퇴직 희망자들이 만족할 만한 창업·전직 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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