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부동산을 묶어 놓으면 인프라로 변하는 시대입니다. 내년엔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 자산운용본부장(CIO·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인프라 투자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졌고 특히 선진 시장에 많이 투자돼 있는데, 내년엔 국내와 아시아 신흥국 투자 비중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기공은 국내 과학기술 관련 연구기관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회사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입할 수 있는 공제회다. 현재 회원 수는 9만8000여 명, 운용자산은 약 10조6000억원이다.
과기공은 국내 ‘큰손’ 중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운용자산의 65%에 이른다. 허 본부장은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 인프라, 상장 전 기업 등 대체투자 시장이 유망한 만큼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년엔 비중을 68%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특히 인프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기술 대변혁의 초기 단계”라며 “신규 투자의 대부분을 신기술 인프라나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허 본부장은 수소경제와 폐수처리 부문을 예로 들었다. “에너지원으로서 수소가 부각되면서 수소를 생산하거나 운반,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설 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 수밖에 없고, 환경을 강조하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선 버리고 처리하는 시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는 논리다. 그는 “이런 길목에 자리잡고 선행적으로 투자하며 기회를 포착하는 것을 과기공의 투자 철학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내년엔 벤처 투자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전체 운용자산의 4%가량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내년엔 5%까지 늘릴 방침”이라며 “이렇게 되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투자도 전체 운용자산의 20%로 높아진다”고 했다. 과기공은 통상 PEF 위탁 운용사를 수시로 선정하고, VC는 매년 공개 입찰 방식으로 뽑는다. 내년엔 VC도 수시로 운용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비중은 내년에도 33% 안팎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운용 수익과 회원 수 증가 등으로 매년 자산이 1조5000억원씩 불고 있어 신규 투자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허 본부장은 “내년 선진국 증시는 쉬어가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부진했는데 내년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해 다소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후/김종우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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