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종전선언에 대해 “뭔가 하더라도 중국하고 상의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서는 ‘정치화 시도’라고 비판했다.
싱 대사는 22일 YTN 누스에 출연해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정전협정의 서명국”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남북 간에 어떻게 합의하는지에 따라서 하는 일”이라며 “중국은 평화스러운 성사(성스러운 일)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종전선언 협의 과정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간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중국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 중심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는 날을 세웠다. 싱 대사는 “올림픽은 전 세계의 성사”라며 “정치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보이콧 이유로 제기하는 신장 위구르·홍콩 등지에서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보이콧을)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무슨 손실이 있겠냐”며 “세계인들이 중국에 오시는 것은 환영하지만 그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발 요소수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웃에서 어려움을 당하니 할 수 있는 대로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 대사는 “우리 내부 관리의 문제인데 한국에 이렇게 큰 영향이 있는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것은 세계적으로 공급 체인이 다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무역 보호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과 손을 잡아서 이런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한국이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도체제를 확고히하는 ‘역사결의’가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채택된데 대해서는 “강대국으로 가는 길”이라 주장했다. 싱 대사는 “시진핑 주석의 인도 밑에 우리는 강대국으로 가고 있다”며 “100년간 걸어온 경험에 입각해 앞으로 가는 것이 우리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