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와 여당 대선후보가 일제히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들고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같은 주장을 폈다.
MSCI는 지난해 말 기준 14조5000억달러의 펀드 자금이 추종하는 지수다. 선진국지수, 신흥국지수, 프런티어 지수 등으로 투자국을 분류한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을 포함해 23개국이다. 한국은 중국, 대만, 태국 등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포함돼 있다. 지수별 추종 자금 규모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서 규모로는 8위 수준이지만 선진국지수에 포함된 증시 대비 저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 기업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대선 공약이 제시된 자체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문제를 정권 말에서야 들고나온 건 아쉬운 대목이다. 현 정부에서는 그동안 MSCI와 관련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게 투자업계의 주된 불만이었다. 올해 6월 열린 MSCI 정례회의에서도 관찰대상국에 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공매도 규제 등을 이유로 평가 자체도 개선되지 않았던 터였다. MSCI와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교류를 이어온 정부 기관도 없었다.
한 부처에서는 관련 자료가 없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표심을 노린 보여주기 공약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런 공약을 던졌지만 앞으로 논란은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공매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외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규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이 후보가 공매도 규제 질문이 나오자 답변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범정부 컨트롤타워 설치가 필요하다. 한 부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선 이후에 추진하기 시작하면, 편입 시기는 한참 미뤄진다. 관찰대상국에 오르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이 지나야 지수 편입 대상이 된다. 지수 편입은 편입 결정 후 1년 뒤다. 내년 6월에 관찰대상국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면 2024년 이전엔 선진국지수에 들어갈 수 없다. 다음 대통령 선거 때 또다시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공약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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