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전후에서 횡보 중인 삼성전자 주가가 파운드리(위탁 생산) 부문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메모리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삼성전자 주가가 파운드리의 구조적 성장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가 재평가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삼성전자는 25일 0.28% 내린 7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장중 6만8300원까지 밀린 이후 제대로 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겹친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는 주요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았다. 이달 들어서 전날까지 7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미래에셋증권은 10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18%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중 가장 낮다.
대신증권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0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12일 제시한 9만5000원보다 오히려 올려 잡았다. 이달 들어 유일한 상향 조정이다. 주요 근거는 파운드리 사업 부문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30% 늘어난다. 2026년까지 연평균 24% 성장하며 파운드리 시장 전체 성장률(14%)을 웃돌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파운드리가 포함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부 가치를 내년 기준 99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대만 TSMC 실적 전망치에 20%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목표주가 10만원을 제시한 KB증권도 파운드리에 주목했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비중 가운데 3%가 채 안되는 비메모리 부문 기여도가 내년에는 7%대로 올라선다는 게 KB증권의 예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 기대가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고 동시에 비메모리 재평가까지 이뤄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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