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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90억도 90만원도 똑같이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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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의 공모가가 기관들의 뜨거운 청약 열기에 힘입어 희망범위 최상단인 9만원에 결정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11조원대 몸값으로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카카오그룹으로선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각각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에 이어 이번 카카오페이까지 연이어 공모 흥행을 이어나가게 됐다.
기관 1545곳 뜨거운 ‘러브콜’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지난 20~21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기관 1545곳이 참여해 약 1400조원의 주문을 넣었다. 경쟁률은 1714 대 1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공모주 수요예측 중 아홉 번째로 높다. 참여 기관 중 99.9%가 희망 공모가격(6만~9만원) 상단 이상으로 주문을 넣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을 건 기관 비중은 70.4%였다.

카카오페이는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9만원으로 확정했다. 전체 공모 규모는 1조5300억원, 시가총액은 11조7330억원이다. 이 회사는 상장 즉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22일 기준 12조322억원) HMM(11조7361억원) 두산중공업(11조7227억원) 등과 순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공모 일정을 두 차례 미루고 공모가격도 6%가량 낮추는 등 상장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투자자로부터 유망 핀테크 플랫폼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대형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와 거래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약 3500만 명, 거래금액(결제·금융상품·송금)은 약 67조원이다. 회사 측은 올해 거래금액이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출범 후 첫 흑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엔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수익(매출)은 216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2844억원)의 76%를 채웠다. 대출 광고, 대출 한도 비교, 펀드 판매, 보험 광고 등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익 규모는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청약 건수 적은 증권사 노려야
기관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친 카카오페이는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시행한다. 모집물량은 총 425만 주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인수업무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이번 일반청약은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처음으로 100% 균등배정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소 단위인 20주(증거금 90만원)만 청약하면 모든 투자자가 똑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게 된다. 42만5000명이 참여하면 10주, 425만 명이 참여하면 1주를 받는 식이다. 참여자당 주식 수가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엔 추첨을 통해 1주를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청약 참여자가 425만 명이 넘으면 한 주도 못 받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경쟁률과 상관없이 모집물량에 비해 청약 건수가 적은 증권사를 노리는 게 효과적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일반청약 경쟁률이 다른 공모주보다 크게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거금을 90만원 넣으나 90억원을 넣으나 똑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기 때문에 최소 단위로만 청약하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청약 참여자 수가 많더라도 경쟁률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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