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주력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신규 사업을 통해 성장동력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24일 사상 최고가(장중 17만3000원)를 경신한지 두 달 만에 15%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6월24일부터 전날까지 1조91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194억원, 3824억원 순매도 했다.
최근 자회사인 카카오뱅크가 고평가 논란을 딛고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한 가운데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주요 자회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선 실적 개선 속도도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신사업에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자회사의 상장 역시 카카오의 전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카카오페이가 올 4분기 상장을 앞두고 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등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자회사들의 잇단 상장에 따라 카카오의 보유 지분가치만 2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17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가 4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가치만 8조50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멜론 등의 포함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보유지분 가치는 10조원, 카카오모빌리티의 보유지분 가치도 3조원을 웃돈다.
덩달아 카카오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광고, 커머스, 콘텐츠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톡비즈 광고가 강화되는 가운데 커머스 거래액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면서 "카카오는 이용자 경험에 특화돼 있는 만큼,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중심으로 이용자 수와 거래대금이 모두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웹툰, 웹소설, 영상, 음악 등 컨텐츠 영역 전반에서 협업이 기대되며, 3분기(7~9월)부터는 북미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확보된 핵심 지적재산권(IP)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가 글로벌로 확장되면서 높은 외형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를 두고 증권가 분석은 '여전히 싸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이 목표주가 19만2000원을 제시하는 등 12곳 증권사가 카카오에 대한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7만5600원이다. 현재 주가인 14만6500원보다 19.8%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목표가 17만6000원을 제시한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가치 상승과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가치 상승을 목표주가에 반영했다"며 "카카오뱅크가 IPO 이후 약 34조원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페이,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의 기업 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빌리티는 이동 서비스에서 여행까지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수익모델이 결합됐다"며 "엔터테인먼트도 9월 멜론과의 합병, 타파스 래디쉬 합병 등으로 콘텐츠 전반으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와의 합병을 통해 커머스 플랫폼 입점 파트너사가 카카오톡 채널 이용이 용이해지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엠, 멜론 3사 합병을 통해 콘텐츠 부문에서의 시너지 강화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올렸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