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기업 맥스트가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평가이익이 투자 원금 대비 10배 이상에 달하게 됐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맥스트는 상장 첫날이었던 전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상한가를 이어가 ‘따상상’에 성공했다. 공모가는 1만5000원이었지만 상장 둘째날인 28일 주가는 이보다 238% 높은 5만700원이다. 최근 증시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이 거세지면서 가상현실(VR)이나 AR 관련 기업에 관심이 커진 덕분이다. 맥스트는 청약 과정에서 30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증거금으로 6조3000억원을 끌어모았다.
맥스트의 높아진 몸값 덕에 FI들은 쏠쏠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가장 눈여겨볼 투자자는 L&S벤처캐피탈이다. 맥스트 설립 초기였던 2016년 5억원을 베팅한 데 이어 2017년에는 1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이를 통해 맥스트의 지분 약 9%를 확보했다. 맥스트의 시가총액이 상장 둘째날 430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분가치는 약 380억원까지 불어났다. 자금 회수에 성공한다면 원금의 20배 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인터베스트 역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베스트는 2017년 맥스트의 30억원 규모 투자 유치 과정에서 10억원을 베팅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맥스트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15배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2016년 10억원을 지원했던 자산운용사 DS자산운용 역시 상장 이후 지분가치가 290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다만 FI들이 모든 투자금을 즉시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보호예수 물량 때문이다. L&S벤처, 인터베스트, DS자산운용 모두 지분 절반에 대해 맥스트의 상장 이후 1개월간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향후 맥스트 주가 향방에 따라 FI들의 회수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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