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PC 운영체제인 윈도우 11을 공개했다. 마지막 버전인 윈도우 10이 출시된 2015년 7월 이후 6년 만의 신제품이다. 눈에 띄는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유저 인터페이스(UI)가 대폭 변화됐다. 윈도우 특유의 각진 스타일이 사라지고 맥(Mac) OS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또한 ‘스냅’이라고 불리는 멀티태스킹 화면 분할 기능을 도입했다. 한 화면에서 최대 4개의 앱이 각각의 분할된 영역에서 실행되는 화면 분할 레이아웃 기능이다. 화상회의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팀즈(Teams)가 시작 메뉴에 기본 탑재된 것도 특징이다. 팀즈를 실행하면 문자, 음성, 화상회의 등의 기능을 즉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윈도우 11 공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로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마존과 협력하여 윈도우 11을 안드로이드 앱 개발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윈도우 11 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아마존 앱스토어가 내장되고,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다운받아 PC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요약하면 안드로이드 앱을 윈도우 기반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틱톡(TikTok), 우버(Uber) 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을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구동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는 양 사가 윈윈하는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윈도우 생태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다. 그럴 경우 모바일과 PC 사이의 매끄러운 연결이 가능하다. 모든 디바이스와 운영체제가 통합된 ‘애플 생태계’의 방식을 파트너십을 통해 표방하려는 전략이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Fire TV, Fire Tablet 등 자체 디바이스에만 기본 탑재되어 있던 아마존 앱스토어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아마존 앱스토어 개발자는 수억 명의 윈도우 사용자에게 앱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바일 시대의 운영체제와 앱 생태계를 놓친 두 거대 IT 공룡이 힘을 합쳐 반격을 시작한 셈이다.
물론 윈도우 11 발표가 단기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로 양분된 스마트폰 앱 생태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함께 도전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큰 그림에서는 애플 제국에 대항하는 빅테크들의 합종연횡 전략이 본격 시작된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을 기반으로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순히 윈도우의 차기 버전이 아니라, 예상을 뛰어넘는 지각 변동을 불러올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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