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이 5000억원대에 달하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사기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문제가 된 옵티머스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은행 직원들을 기소했다.
옵티머스펀드 투자자의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펀드 자금을 끌어다 쓰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적용했다. 하나은행이 그동안 “수탁사로서 옵티머스의 운용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 사기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온 만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하나은행과 은행 직원 조모씨(52) 등 2명을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수탁 중이던 다른 펀드 자금으로 옵티머스펀드 환매대금 92억원 상당을 돌려막은 데 가담한 혐의다.
이를 통해 옵티머스펀드 수익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하게 하고, 다른 펀드 투자자에겐 손해를 끼쳤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작년 5월 옵티머스펀드의 비정상적 운용을 알고도 수탁계약을 체결해 143억원 상당의 사기 범죄를 방조한 혐의(사기 방조)도 적용됐다.
검찰은 펀드판매사 NH투자증권과 증권사 직원 김모씨(51) 등 3명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확정적 수익이 난다”며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뒤 수익률이 목표수익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들에게 1억2000만원의 수익을 사후 보전한 혐의다. 하나은행과 NH투자증권은 검찰의 기소에 유감을 밝혔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입증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