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는 4일 영종도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국내 항공정비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인천공항 B777-300ER 화물기 개조시설 조성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IAI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으로 항공우주 전문기업이다. 아시아나항공이 IAI에서 개조한 B747 화물기 7대를 운용하고 있을 정도로 화물기 개조 전문기업이다. STK는 저비용항공사(LCC), 외국항공사, 화물항공사의 항공기 정비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항공정비(MRO) 기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부터 인천공항 4활주로 인근에 있는 항공정비 단지에 화물기 개조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오는 2024년에 B777-300ER 개조 화물기의 초도물량 생산 개시를 기대하고 있다. B777-300ER 항공기는 지난 2003년 보잉사에서 출시한 여객기다. 최대 396명의 여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 비행기다. 에어버스 A380, 보잉 747, 에어버스 A340-600 항공기 다음으로 4번째로 크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2009년 도입해 26대가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부지 조성 및 격납고 건설 등 원활한 사업수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다. IAI사(30%)와 샤프테크닉스케이(70%)는 합작법인 설립→기술이전을 거쳐 3년 후부터 화물기 개조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공사 관계자는 “중국, 인도 등 해외 유력 후보지와의 경합 끝에 세계적 화물기 개조 전문기업 이스라엘 IAI사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화물기 개조 및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의 총 수출액에 대해 2040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개조 대수는 92대로 대당 110억원으로 추정된다. 개조 및 항공정비에 따른 직간접 고용이 약 21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항공정비 인력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세계 유일의 화물기 개조기술 이전을 통한 국내 MRO 산업 경쟁력 확보에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사에서 제작한 대형기 화물기 개조능력을 보유한 업체는 원 제작사를 제외하고 세계서 이스라엘 IAI가 유일하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항공기 정비를 해외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20년간 화물기 시장 수요의 60% 이상을 개조 화물기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항공부품제조를 담당하는 경남 사천 등 국내 MRO 산업과의 상생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