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하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주식 일부를 처분했다.
KCGI(강성부펀드)와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의 한 축인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 8일 자신이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 중 1.43%인 5만5000주(주당 6만1300원)를 KCGI에 장외매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33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한진칼은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36.66%, 산업은행이 10.66%를 보유하고 있다. 3자연합은 40.41%를 갖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지분 일부를 처분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분 상속에 따라 매년 1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한진칼이 올해 무배당을 선언하면서 배당 수익이 줄었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지난해 상호 합의 없이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효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이 지분을 처분할 대상은 KCGI나 반도건설밖에 없다.
산은 개입 후 3자연합이 사실상 와해된 상황에서도 KCGI는 당장은 엑시트(자금회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진칼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익 실현을 위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날 인수 후 통합전략(PMI)을 산은에 제출했다. PMI에는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중복 업무 효율화 방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도 이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영평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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