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함께 개발하고 생산 과정에서도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측의 동맹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애플카’ 개발 및 생산 관련 협업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그룹은 애플의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날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았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애플은 2014년부터 미래 차 계획 ‘프로젝트 타이탄’을 가동해왔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세우면서 차량 품질을 높이기 위해 완성차업체와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공장을 둔 현대차의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손을 잡으면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개발했고, 올해부터 이를 적용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함께 제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강자인 애플과 자동차 양산 기술을 갖춘 현대차그룹이 힘을 모으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에서도 애플과 현대차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애플에 전기차 플랫폼을 공급하면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고, 애플과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협업이 성사되면 한국 자동차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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